다둥이 육아 생존 전략 형제간 싸움, 이렇게 중재하세요!
“형제끼리는 원래 싸우는 거예요,”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버겁습니다. 서로 장난감을 빼앗고, 질투로 울고, 때로는 손까지 오가는 상황에서 부모는 어떻게 개입하고 중재해야 할까요?
세 아이를 키우면서 저 역시 수없이 형제 싸움을 겪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이들이 갈등 속에서 건강하게 관계를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엄마표 중재법을 진솔하게 나누어 보겠습니다.
1. 형제 싸움 보는 관점 바꾸기 – 형제 싸움은 ‘사건’이 아니라 ‘기회’입니다!
육아 초반에는 아이들이 싸울 때마다 빨리 말리고, 누가 잘못했는지 가려내려 애썼습니다.
특히 첫째가 둘째를 밀거나 장난감을 뺏었을 때는 바로 야단부터 쳤어요. 그런데 그럴수록 둘째는 피해자처럼 굴고, 첫째는 억울해하며 더 공격적으로 변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저는 형제 싸움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형제간의 갈등은 결국 ‘사회성’ 연습의 일부라는 걸 깨달았어요. 어른의 눈으로 보면 사소한 일도, 아이들에게는 감정이 실린 ‘진짜 문제’인 거죠. 아이는 싸움을 통해 자기주장도 해보고, 양보도 배우고, 때로는 감정을 다스리는 법도 익히게 됩니다. 그래서 싸움을 무조건 막기보다는 부모가 그 과정을 옆에서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저는 이제 싸움이 시작되면 무작정 개입하지 않습니다. 우선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상황을 관찰하고, 몸싸움이 되기 전까지는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기다려봅니다. 그러다 감정이 너무 격해지면 조용히 다가가 “지금 이 상황, 엄마가 같이 얘기 들어줄까?” 하고 아이들을 앉혀 대화를 유도합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어른이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고, 점차 감정을 언어로 풀 수 있는 힘을 키워가더라고요.
2. 중재법 – 공정함보다 ‘공감’이 먼저 입니다!
아이들이 싸울 때 부모가 가장 하기 쉬운 실수가 바로 누가 더 잘못했는지 따지는 것입니다. 저 역시 초반에는 “누가 먼저 그랬어?”, “누가 시작했어?”를 묻고, 결과적으로 “형이니까 참아야지”, “동생이니까 이해해야지” 같은 말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말들이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갈등을 더 키우는 말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누가 맞고 틀렸는지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이 인정받는 것이에요. 그래서 저는 중재할 때 먼저 양쪽 아이의 입장을 다 들어주고, 한쪽 말에 더 반응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첫째가 “동생이 내 블록 부셨어!”라고 하면 “네가 얼마나 속상했을지 이해돼”라고 말하고, 둘째에게도 “형이 그 블록 열심히 만들었는데 부수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을까?” 하고 물어보는 식이죠.
이런 방식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아이들 스스로 감정을 정리하고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싸움의 중심을 ‘잘잘못’에서 ‘서로의 마음 이해하기’로 전환하면, 아이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배우게 되죠. 저는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과의 신뢰도 더 깊어졌고, 싸움도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점 하나, 형제가 아닌 ‘한 사람’으로 대우하는 말투입니다. “너희는 똑같이 나눠야지”가 아니라, “지훈이는 지금 ○○이 필요했구나, 수아는 이걸 하고 싶었구나”처럼 각각의 감정을 존중하는 말이 중재의 핵심이 됩니다.
어느 날은 첫째와 둘째가 사소한 이유로 격렬하게 다투다가, 둘 다 울음을 터뜨린 적이 있었어요. 저는 무의식적으로 “둘째는 아직 어려서 그랬어”라고 말했는데, 첫째가 제게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엄마는 항상 동생 편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저는 공정하려고 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는 이미 ‘엄마가 내 입장은 들어주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었던 거죠.
그 사건 이후, 저는 중재의 초점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그날부터는 아이들 싸움에 개입할 때 가장 먼저 “지금 누구 마음이 가장 속상했을까?”, “어떤 마음이었는지 엄마한테 하나씩 말해볼래?”라고 물었습니다. 잘잘못을 판단하는 대신, 감정에 귀 기울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도 점점 감정을 ‘표현’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었고, 점점 싸움이 언어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공정함은 때로 아이에게 냉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 공감은 아이의 마음을 먼저 품어주는 따뜻한 시작이 됩니다. 특히 형제 사이에서는 ‘비교’와 ‘불공정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모가 편 가르지 않고 양쪽 감정에 공평하게 귀 기울이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답을 주는 대신, 아이 스스로 상황을 정리해 보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중재법입니다.
3. ‘가족 규칙’ 만들기 – 싸움에도 기준이 필요합니다!
싸움이 반복될수록 아이들은 “언제는 되고 언제는 안 되는지” 헷갈려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저는 세 아이와 함께 ‘우리 집 가족 규칙’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든 규칙은 훨씬 더 잘 지켜지기도 하고, 부모가 개입할 때 명확한 기준이 되어줘요.
우리가 만든 규칙 중 일부는 이렇습니다:
1) 물건은 빌릴 때 꼭 허락을 받는다.
2) 싸울 땐 손 대신 말을 먼저 쓴다.
3) 화가 나면 “지금 화났어”라고 말할 수 있다.
4) 때리거나 소리 지르면 먼저 쉬는 시간을 가진다.
5) 엄마에게 말하면, 엄마는 양쪽 다 이야기를 듣는다.
이 규칙은 거창할 필요 없이, 아이들이 상황에서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규칙을 정한 후에는 벽에 붙여두고 자주 함께 읽거나, 그림으로 그려서 시각화하면 더 효과적이에요.
저희 아이들은 이 규칙을 만든 이후부터 “지금 규칙 어긴 거야”라고 서로 말하면서 스스로 갈등을 조절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어요. 아이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멈추는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점차 싸움의 강도도 줄고, 회복력도 빨라집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은 아이에게 “가족 안에서는 안전하게 갈등을 경험할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주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싸움을 피하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싸우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진짜 다둥이 육아의 목표가 아닐까요?
가족 규칙을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아이의 참여입니다. 처음에는 “이건 지켜야 해”라는 식으로 제가 정해주려 했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규칙은 잘 지켜지지 않았어요. 대신 저는 아이들과 함께 둥그렇게 앉아 “우리 집에서 싸움이 생기면 어떤 약속이 있으면 좋을까?”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직접 “때리면 안 돼”, “상대 말도 들어야 해” 같은 규칙을 제안하더라고요.
이렇게 아이가 스스로 만든 규칙은 단순한 룰이 아니라 자신이 책임져야 할 약속이 됩니다. 특히 형제끼리 규칙을 함께 만들면서 “내가 지키면 동생도 지킨다”는 상호 존중의 감각이 생겼고, 싸움이 일어났을 때 서로 규칙을 상기시키며 자율적으로 멈추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팁 하나는, 규칙은 상황에 따라 업데이트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이에요. 한 달에 한 번 가족회의를 열어 “요즘 잘 지켜지는 규칙은 뭐야?”, “새로 필요한 약속이 있을까?”를 함께 나누면, 규칙이 지루하거나 강압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도구로 자리 잡게 됩니다.
결론 – 형제 싸움, 그 안에 성장의 씨앗이 있습니다!
다둥이 육아는 하루하루가 전쟁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특히 형제 싸움은 육체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부모를 지치게 하죠. 하지만 그 싸움 하나하나가 아이에게는 타인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중재자가 아닌 심판이 되면 아이는 서운함만 남지만, 공감하고 기다려주는 태도는 아이를 더 깊이 성장시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의 중심에는 늘 부모의 일관성과 따뜻한 시선이 필요합니다.
형제간 갈등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다룰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아이들의 싸움을 통해 관계의 힘을 길러보는 건 어떠세요?